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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九容)의 덕(德)이 필요한 시대

자고로 인물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있다. 신언서판에서 신(身)은 외모를 뜻한다. 신체에서 풍기는 진정한 의미의 풍모와 자세를 말한다. 언(言)은 언변을 뜻한다. 말을 함에 있어서 이치에 맞고 자신을 올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솜씨를 의미한다. 서(書)는 글씨다. 글씨는 곧 자신의 인격을 나타내는 거울이다. 판(判)은 판단력이다.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신언서판은 사람의 내면세계와 외면세계를 평가하는 판단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신언서판은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고, 관리를 임명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 척도는 오늘날에도 인재 등용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유학 교육의 첫걸음은 소학(小學) 공부에 있었다. 사서삼경(四書三經) 등의 대학..

좋은글·시 2022.08.23

더닝 크루거 효과

1999년 코넬 대학교의 사회심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은 당시 대학원생이던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와 함께 코넬 대학교 학부생을 대상으로 독해력, 자동차 운전, 체스, 테니스 등 여러 분야의 능력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다. 능력이 없는 학생은 다음과 같은 경향성을 보인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를 발표했다. “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다른 사람의 진정한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므로 생긴 곤경을 알아보지 못한다. 훈련을 통해 능력이 매우 나아지고 난 후에야, 이전의 능력 부족을 알아보고 인정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는 인지 편향의 하나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

좋은글·시 2022.07.05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오월은 걷기가 제격인 시절이다. 매일 숲속 외딴길을 걸으며, 걸으며 내 생각은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가 된다. 두 발은 땅을 걷지만 내 마음은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또 다른 나 자신을 만난다. 그뿐만 아니라 두 발로 사유하며 자유를 만끽했던 많은 사람을 만난다.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걷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라고 말해주는 프랑스 철학자 프레드리크 그로 (Frédéric Gros)를 만난다. 그는 자신의 저서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재형 옮김, 책세상, 2014.4)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걷다 보면 어떤 사람이 되어 하나의 이름과 하나의 역사를 가지고 싶다는 유혹을, 하나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게 된다. 어떤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은 ..

좋은글·시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