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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와 훌륭한 리더(성숙의 불씨 293호)

일산테스 2020. 7. 21. 10:48

‘좋은 리더와 훌륭한 리더’의 개념은 “좋은 것은 큰 것, 위대하고 거대한 것의 적이다.”로 시작하는 짐 콜린스(James C. "Jim" Collins, 1958~)의 인기 대박 도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2001)에서 위대한 기업을 찾아가는 나침반이다.

 

경영컨설턴트이며 작가인 콜린스는 그의 연구팀과 같이 1965년부터 1995년까지 30년간 <포춘>(Fortune)이 발표한 올해의 500대 기업 14,035개 회사의 경영 전략과 기업 문화를 분석 비교한 연구 결과 “좋은 기업은 많지만 위대한 기업은 많지 않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의 공통점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이 공통으로 비교 기업들과 구별되는 점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였다. 따라서 연구팀은 도약 기업군과 비교 조사할 수 있는 직접 비교 기업군과 지속 실패 비교 기업군을 선정하여 신입사원과 경영진의 보수, 경영 전략과 기업 문화, 해고와 리더십 스타일, 재무제표에서 인사이동 등 기업에 관한 모든 것을 살펴보았다.

 

매년 500대 기업을 30년간 집계하여 중복으로 선정된 회사를 포함한 좋은 기업 14,035개 회사 중에서 15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평균 3배 이상 수익률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창업에서 수성까지 영속하는 위대한 회사는 고작 11개 회사였다. 이 11개 회사가 콜린스가 말하는 ‘위대한 기업’이다. 위대한 기업 규칙의 비밀은 위대한 리더십의 ‘5단계 리더’에 있었다.

 

5단계의 리더십은 실력으로 입사한 유능한 사원에서 출발한다. 팀장이든 부서장이든 하위직 리더는 유능한 사원 중에서 팀과 부서 간의 단합과 협조 관계를 유지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인격의 소유자를 선발하여 보직한다. 그다음 단계의 리더는 인품보다는 능력을 보아 선발하고 그다음엔 인격에 중점을 두어 선발하면서, 역량 있는 관리자에서 유능한 리더인 4단계를 거처 최고위직인 5단계의 경영자의 위치에 이른다. 11개의 최고의 기업 중 10개의 회사가 내부 승진에 의한 리더 선발이었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 유형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짐 콜린스와 연구팀이 정리한 단계별 리더의 모습으로 볼 때, 5단계 위대한 리더들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영웅 형 리더들이 아니라 ‘리더답지 않은’ 리더들이었다. 나서지도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물이었다.

 

일반적인 CEO들은(3~4단계의 좋은 리더) 기업이 승승장구할 때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하였고, 문제가 생기면 창문 너머의 환경을 탓했다. 반면 단계5의 리더들은 모든 공을 철저하게 다른 사람에게 돌렸고 자신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헌신과 솔선수범의 사표(師表)였다.

 

위대한 리더들은 ‘내비게이션형’이 아니라 ‘나침반 형’이다. 조직원에게 일일이 지시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방향만 제시한다. 많은 재량권을 부여한다. 업무의 중요성보다는 일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제나 약점, 실패를 냉철하게 인정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불굴의 태도를 견지한다. 개인의 핵심가치를 존중하여 개인별로 좋아하는 일,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일에 전념토록 한다.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보람을 느끼도록 하는 기업 문화를 조장한다.

 

최고의 길은 겸손과 유연성에 있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 철학문화 연구소 <성숙의 불씨> 693호 원고(2020.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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