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몽'은 원로 철학자들의 비평극 "웃음을 찾습니다."(2016.11.18, 충무아트쎈터)에 나오는 비련의 주인공이다. 철인몽은 웃음을 잃은 K회장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기업의 후계자와 회장의 사위가 되려는 열정을 갖고 회장 집무실에서 면접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결과는 낙방이다.
철인몽은 회장의 웃음상실의 원인을 요즈음의 시국과 연계하여 진단하고, 플라톤의 철인정치 구현을 그 해법으로 제시한다. 철인왕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항상 옳고 바른 것을 추구하는 열정'(진리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비선악을 구분하는 분별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거짓선동, 아첨, 아부, 이간질, 중상모략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플라톤은 개인의 영혼이 이성·기개·정욕으로 나뉘어 인간의 육체를 구성하듯이 국가도 마찬가지로 이와 대응하여 각각 통치자·수호자·생산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각각 지혜·용기·절제이며, 이들이 각각의 덕목을 가지고 각자에 맞는 기능과 역할을 잘 수행할 때, 국가적 차원의 정의가 실현된다고 본다.
그러면 철인몽이 제시하는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이 땅에 구현하는 실천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가? 인재육성과 대중계몽이다. 입시위주의 가정교육 및 학교교육이 아닌 창의적이고 유덕한 인재육성을 위한 전인교육 기관의 설립 및 운영을 역설하면서 철인몽은 한국의 교육풍토를 풍자적으로 비판한다.
그러면 플라톤이 제시하는 인재육성방안을 알아보자.
플라톤에게 이상적 사회란 철인왕이 국가를 통치하는 사회이다. 핵심은 국가주도의 교육과 강력한 훈련이다. 어릴 때부터 이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평가하여 국가 사회의 계급 구조를 사람의 능력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 먼저 나가떨어지는 부류는 상민층으로서 3중 계급층의 제일 아래쪽, 그러니까 아래쪽 배 부분에 머물고 이 계층은 물질적 욕망이 강한 계급으로서 머물게 된다.
그다음에 떨어져 나가는 계급이 무사계급, 군인 층으로서 우리 몸의 몸통부분에 해당하며 이 계급은 강인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 있는데 비하여 분별력이 부족하다. 제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이들이 통치자 지배층으로 진리에 대한 열정과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하고 있는 계층이다.
플라톤의 인재육성 방안은 국가의 3요소인 영토, 국민, 주권의 의미와 그 규모가 전혀 다른 현대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교육의 질과 양을 확대하는 복지정책과 전인교육을 실시한다면 국민 모두가 지혜롭고 유덕한 심성과 강인한 체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며, 인성교육의 실패에 기인한 남의 탓 시비와 적반하장격 상호비방의 갈등반목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번 연극에서의 철인몽은 '인문학 유랑극단'의 운영으로 대중을 일깨워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무관의 제왕인 언론이 포청천과 솔로몬의 지혜와 정의로 직업윤리를 정착하고 정론을 펴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철인몽’의 꿈[1].hw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