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대관소찰(大觀小察)의 지혜를

일산테스 2017. 1. 27. 03:18
성숙의 불씨
 

 515호

2017. 1. 24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대관소찰(大觀小察)의 지혜를





'대관소찰(大觀小察)'은 나무를 보고 숲을 보는 지혜로운 자의 사물 및 사태파악의 이해 방식이다. 위쪽의 그림을 보자. 큰 그림으로 사태를 파악하면 오른쪽 사람이 칼을 들고 위해를 가하려 하고 있으며 왼쪽의 사람은 이를 피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한편 이를 중계하는 카메라맨의 스크린 샷으로 잡은 작은 그림을 보면 왼쪽의 사람이 옆차기 태권기술로 오른쪽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역사학자 카(E. H. Carr)는 역사적 사건을 공부하기 전에 그 역사를 기술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한 말이 있는데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고대 희랍의 지식인 '소피스트'의 상대적 진리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언명이다. 자기가 경험한 것만이 자신에게만 진리일 수 있다. 여기서 '장님 코끼리 논쟁'이 이루어진다. 


요즈음의 참담한 탄핵정국은 '장님 코끼리 논쟁'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한다. 학식의 유무와 관계없이 자신이 주워들은 이야기가 불변의 진리인 듯 말하고 있고, 모두가 판검사가 된 듯이 판단하고 심판한다. 정의감에 충만한 듯이 흥분한다. 원한에 사무치어 복수라도 하듯이 한 여인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여기서 우리의 도덕과 법의 원칙에 대해 이 땅의 '소피스트'들에게 묻고자 한다. 분노한 사람들의 숫자와 목소리가 판단의 근거가 된다면, 그리고 그것이 민심이고 정의라면 '죄형법정주의'에 의해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법치와 삼권 분립의 제도적 민주주의와는 아주 거리가 먼 단죄방식이다.


 일부 외신이 이러한 한국의 정국을 설명하는 용어를 들여다보면 우리의 좌표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거꾸로 된 탄핵(upside down impeachment)', 즉 판결 먼저 물증 찾기 나중의 순으로 죄를 묻고 있다는 것이고, 먹잇감으로 던져진 '최순실(실명 최서원)'의 죄를 '국정농단'이라고 하는데, 이를 '영향을 행사한 스캔들(the influencing scandal)'이라 표현하며 법보다 높은 민심으로 죄를 묻는 방식을 '인민재판(mob justice)'이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반드시 열 받고 흥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와 다른 견해를 들으면 질문을 하고 무엇이 다른지를 따지고 이해하는 훈련이 되지 않은 증좌라 보면 틀림없다.


"먹잇감으로 돌을 던지면 개들은 돌을 쫓아가 물어뜯고,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먼저 쳐다보고 달려들어 문다.(韓盧逐塊 獅子咬人)"는 교훈적 비유를 성숙의 불씨로 남기고자 한다. 우리는 사자의 정신으로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대관소찰(大觀小察)'의 지혜를 발휘하여 국가의 장래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 이택호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홍보위원장

·철학문화연구소 계간『철학과 현실』 자문위원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성숙의 불씨' 집필위원  

·(사)한국청소년육성회(일산) 회장 

※ 글 내용은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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