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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선정한 四字成語로 보는 2013년

일산테스 2013. 12. 24. 16:13

 

성숙의 불씨
 358호 2013. 12. 24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교수들이 선정한 四字成語로 보는 2013년

  

    지난해 연말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3년도 새해희망 사자성어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었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이다.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선정이유를 설명한 한 추천교수는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은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선을 통해 표출된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 갈등 등이 사라지고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구악이 퇴치되고 새로운 가치관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고양되기를 우리 모두는 바랬었다.

    그런데 교수들이 올 한해를 매듭짓는 사자성어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倒行逆施(도행역시)'를 꼽았다. 도행역시는 '사기(史記)'에 실린 고사성어로, 춘추 시대의 오자서가 그의 친구에게 '어쩔 수 없는 처지 때문에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고 말한 데에서 유래했다.

    "박근혜 정부의 출현 이후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고집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한다"는 추천 이유와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부녀대통령으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과거의 답답했던 시대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국정에서 민주주의의 장점보다는 권위주의적 모습이 더 많이 보인 한 해였다"는 평가인 것 같다.

    박근혜 정부 1년에 대한 평가가 전적으로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로만 평가되는 것에 대한 타당성 여부는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고 볼 수 있으나 대체로 인사파행과 불통이미지는 인정해야할 것 같다. 인재풀의 외연이 좁은 것도 소통의 문제이다. 나름대로 소통을 잘 한다고 한다. 그런데 누구와 소통하는가?

    현 집권세력안의 ‘친박’ 끼리도 소통이 잘 되는가? ‘친박’은 ‘원박’과 ‘돌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박근혜 후보가 MB에게 씁쓸한 고배를 마셨을 때 그 곁을 지켰던 정치인은 ‘원박’이고, MB에게 줄을 섰다가 이번에 대권을 잡자 박대통령에 다시 돌아온 이들이 ‘돌박’이다.

    신의를 중시하는 박대통령과 대화가 잘 될 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추가열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고 한다. 메아리 없는 노래는 불통 이미지를 증폭시킨다. 집권여당은 “통하지 않으면 아프고(不通則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通則不痛)”는 허준의 진맥을 참고했으면 한다.

    아무쪼록 ‘박수 받는 대통령, 근심 없는 국가, 혜택 받는 국민’의 건배사가 권력의 사각지대, 복지의 사각지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의 건배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집권여당은 의사소통-운수대통-만사형통의 ‘3통’과 유쾌-상쾌-통쾌의 ‘3쾌’로 국민에게 응답하라! 

 

 

 글쓴이 / 이택호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홍보위원장

  ·철학문화연구소 계간『철학과 현실편집자문위원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성숙의 불씨'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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