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껍질과 '쓸모없음의 쓸모(無用之用)'
우리의 일상에서 쓸모없다고 버려지는 여름철 쓰레기 중에는 수박 껍질과 씨앗 그리고 옥수수 속대가 있다. 인간의 상대적이고 유한한 관점에서 보면 분명 음식물 쓰레기들이고 분리수거의 대상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이들은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천연 영양식품들이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이다. 수박에는 칼륨 성분이 가장 많은 과일 중 하나인데 미네랄의 일종인 칼륨은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며, 수박씨에는 비타민E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따로 볶아 먹으면 고혈압, 동맥 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 수박은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수박은 리코펜(lycopene)과 시트룰린(citrulline) 성분을 지닌 식품이다. 리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세포의 노화를 막고, 시트룰린은 이뇨 작용을 해 노폐물 제거에 좋다고 한다.
그런데 시트룰린은 수박의 하얀 부분 껍질에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에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수박에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이 발견되어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비무 파틸 박사는 수박 껍질에 들어있는 시트룰린(citrulline)이라는 성분이 체내에서 특정 효소에 의해 아르기닌(arginine)으로 바뀌며, 아르기닌은 산화질소를 증가시켜 고환의 혈관도 이완-확장시킨다고 설명했다
무심코 뱉어내는 수박씨도 알고 보면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고 한다. 수박씨에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 수박씨에는 단백질과 지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우리 몸에서 호르몬과 세포막을 만들고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인간의 편견 저 뒤편에서 묵묵히 자신들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수박껍질과 씨앗의 효능에 대하여 알아보고 성숙한 사회를 가꾸는 선진시민의 생활지혜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쓸모 있음(有用)”과 “쓸모없음(無用)”의 인위적인 상대개념에서 벗어나 수박껍질과 수박씨앗 자체의 관점에서 여름철 건강을 챙기는 지혜를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여름철 음식쓰레기를 줄이는 생활윤리를 실천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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