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국정원 댓글과 검찰 항명(성숙불씨 351호)

일산테스 2013. 11. 4. 16:13

 

성숙의 불씨
 352호 2013. 11. 12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국정원 댓글과 검찰 항명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맡아온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정치·대선 관련 글을 올린 혐의 등으로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 4명에 대한 체포영장과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이들을 체포해 조사했다. 이를 두고 “검찰청법 및 검찰보고 사무규칙에 따른 내부 및 상부보고는 물론 결재 절차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이유로 ‘항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불편한 진실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진실게임이 사실에 대한 의견의 불일치보다는 태도에 있어서의 의견불일치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의 논리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 대한 평가는 전혀 상이하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세계는 위계질서가 최우선이다. 이게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며 위계질서가 없다면 무소불위 세상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는 평가와 “명령에 대한 불복이 아닌 처음부터 지휘체계를 무시한 일종의 쿠데타였다고 해야 맞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국정원 댓글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청와대의 불순한 의도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며 검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고 하는 청와대의 의도”라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상반된 주장을 근거로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트윗 및 리트윗의 숫자만 말하고 있지 댓글의 내용이 무엇인지 말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간단하다. 댓글의 내용을 공개하고, 그 댓글이 지난 대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댓글을 단 국정원 직원이 상관의 직무지시로 불가피하게 한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으면 관련자들을 그 조직의 내규에 따라 의법 조치해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의 행보는 상명하복의 윤리를 생명으로 삼는 위계 조직에서는 ‘항명’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혹자는 정의감에서 나온 도덕적 용기의 발로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위계조직의 권위가 무시되는 조직원의 행위는 그 내용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항명이다.

 

야구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1점차로 지고 있는 프로 야구팀이 있다고 하자. 9회 말 일사일루의 상황이다. 3번 타자가 나섰다. 홈런 한방이면 모든 것이 끝난다. 챔피언시리즈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감독의 사인이 왔다. 번트로 죽고 나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타자는 명령에 불복하며 홈런 히트를 했고 관중들의 환호 속에 홈으로 들어왔다.

 

행위공리주의자에게 묻습니다. 3번 타자의 영웅적인 항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번 타자에게 모든 것을 건 감독의 작전과 권위가 심대한 손상을 받았다면, 이 팀의 운명은?

 

 

 글쓴이 / 이택호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홍보위원장

  ·철학문화연구소 계간『철학과 현실편집자문위원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성숙의 불씨'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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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channela.com/3/all/20130614/55870862/1(댓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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