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아마도 자연현상과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다. 확실히 인간의 행위나 정서를 산술적 계산법이나 인과적 상호 작용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고,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교환”도 가능하며, “아홉을 주고도 더 주지 못한 하나를 아쉬워하는 마음”이 가능한 것이 인간의 심사이다. 두 사람이 하는 일의 결과가 사람에 따라서는 ‘1+1=2+α’, 혹은 ‘1+1>2’가 되기도 하고, ‘1+1=2-α’, 즉 ‘1+1<2’인 경우가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각각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와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고 설명한다.
시너지 효과는 상호 협력작용(協力作用) 혹은 상승효과(相乘效果)이다. 일반적으로 두 개 이상의 것이 하나가 되어, 독립적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 이상의 결과를 내는 작용이다. 시너지라는 용어는 "함께 일한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인 ‘syn-ergos, συνεργός’에서 나왔다.
링겔만 효과는 조직이라는 집단 속에 포함된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비례적으로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00여 년 전,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Ringelmann)은 줄다리기를 통해 집단에 속해 있는 개인들의 공헌도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하였다. 개인이 당기는 힘을 100이라고 볼 때 2명, 3명, 8명이 되면 200, 300, 800의 힘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실험 결과에 따르면 2명 일 때는 기대치의 93%, 3명 일 때는 85%, 그리고 8명일 때는 64%의 힘의 크기만 작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링겔만 효과’와 ‘시너지 효과’는 줄다리기 실험에서 나타난 것처럼 개인의 심리적 현상으로 기인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외에도 주위 사람과의 손발이 맞지 않거나 옆에 붙어있는 동료로 인해 자기의 일이 방해를 받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간섭현상이 있을 수 있다.
성숙한 사회는 분명 링겔만 효과보다는 시너지 효과로 원만한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사회일 것이다. 그렇다면 성숙한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구성원의 태도, 환경의 조건, 특히 그 사회의 리더십에 관해 상고해보고자 한다.
첫째, 성숙한 사회의 구성원은 상대방의 입장을 자신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소위 ‘내로남불’의 소인배적 언행과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눈 속의 티만 보지 말고 자신의 눈의 대들보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이를 북돋아 장려하는 ‘成人之美’의 달인 되어야 한다.
둘째, 성숙한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의 조건, 특히 그 사회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구성원 개개인이 신바람이 나도록 하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구성원 개인을 주인으로 대접하여 각자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n명이 일하는 집단농장에서 n개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사회주의 경제 논리로는 항상 n-α의 생산량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n명에게 1/n의 농지를 주고 1/n의 세금을 내도록 하고 그 나머지는 모두 개인이 소유토록 하니 항상 n+α의 생산량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신의 한 수인 ‘흑묘백묘(黑猫白猫)’의 논리이기도 하다.
성숙한 사회를 가꾸기 위해서 링겔만 효과보다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언행과 태도를 보이는 리더십과 환경조성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성숙의 불씨 744호(2021. 7. 13)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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