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성숙불씨404)

일산테스 2014. 11. 26. 14:35

성숙의 불씨

 404호

2014. 11. 18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논함에 있어서 통상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와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구분한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인 자유, 평등, 사회정의, 그리고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치적인 이념이 있다 해도 이를 실현하는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이 없다면 민주주의라는 나무에 꽃도 피지 않고 열매도 열리지 않는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지배원칙인 ‘국민주권주의’가 있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로 요약된다. 현실적으로 국민 모두가 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음으로 자신들의 대표를 통하여 의사를 결정하는 ‘대표의 원리’와 함께 비록소수의 의견이 존중되지만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다수의 뜻을 따르는 ‘다수결의 원칙’이 제도적으로 반영된다. 그리고 권력의 남용과 독점을 막기 위한 ‘3권 분립’과 이상이 모든 제도적 특징을 법에 따라 규정하고 시행하는 ‘법치주의’가 있다. 이는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이념의 이해와 제도의 규정만으로 완전히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제도를 구비하는 것과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 것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감귤나무가 부적합한 토양에서 자라면 탱자나무가 되듯이 국민들의 생활양식이 비민주적이면 아무리 훌륭한 이념과 제도를 갖고 있어도 민주주의의 정치문화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의 민주주의는 그 제도적 특성에 있어서 상이하지만, 국민들은 자유민주주위위 이념에 부합하는 삶을 누리고 있지만, 중남미 등지에서 보듯이 공화국이라는 이름과 민주주의의 이념을 담은 헌법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혼란과 독재정권의 출현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체험한바 있다.

    결국 민주화의 성공여부는 민주주의 이념과 제도 이전에 이들을 실현할 토양으로서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에 달려있다. 다시 말하면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의 정착이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의 실현의 기본 전제가 된다. 고 이승만 대통령이 척박한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의 제도를 심었다.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공적을 인정해야 한다.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우리는 소위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으로 외국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서양에서 300년에 이룩한 것을 우리는 30년에 해냈다. 짧은 시간이 자랑이 아니다. 우리의 저력이 자랑거리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땅에서 이러나는 각종 참사의 악순환과 이 악순환의 이면에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질서에 반하는 비민주적인 생활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권위주의와 특권의식에서 ‘甲질’하는 사람들이 정치권력의 상당수를 이룬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수단과 절차를 중시하는 제도이다. 토론과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보다는 진영의 논리나 집단이기주의로 독선에 빠져 갈등이 조장된다. 세대 간에, 계층 간에, 지역 간에, 이념적 진영 간에 발생하는 갈등은 결국 국민의 민생을 위협한다. 작은 원칙과 기본을 무시하는 일상에서 자라난 안전 불감증은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이럴 때마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과 연계하여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아직도 계속되는 민주화 논쟁은 ‘민주화’의 애매 모호성을 이용하여 혼란을 초래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민주화인지 ‘인민민주주의’를 위한 민주주의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자유’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화와 토론에 의한 합의보다는 폭력적인 수단과 방법에 호소하는 극한투쟁을 민주화 운동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이나 태도를 틀린 것이라고 매도하지 말고 내가 모르는 다른 관점을 말해준다고 고맙게 여기는 개방성과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식구들끼리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존중과 배려의 생활태도를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제도 이전에 생활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가 더 중요하다는 필자의 입장도 하나의 의견임을 밝히면서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제도를 튼튼하게 하는 성숙한 사회를 위하여 지혜를 모으는 비옥한 가을을 노래하고 싶다.

 

글쓴이 / 이택호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홍보위원장

·(사)한국코칭연구원 부원장/마스터코치

·철학문화연구소『철학과 현실』편집자문위원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운영위원

※ 글 내용은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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