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땅끝 마을에 서서 / 오 세영

일산테스 2010. 1. 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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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마을에 서서 / 오 세영

누가 일러
땅끝 마을이라 했던가
끝의 끝은 다시 시작인 것을...

내 오늘 땅끝 벼랑에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노니
천지의 시작이 여기 있구나

삶의 덧 없음을 한탄치 말진저
낳고 죽음이 또한 이같지 않던가

내 죽으면
한 그루 푸른 소나무로 다시 태어나
땅끝 벼랑을 홀로 지키는
파수꾼이 되리라



전남 해남의 울돌목을 찾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끼고 왔다. 2006년 11월 2일~3일 철학과 교수 일동 학술 탐사차 명량해전의 역사적 순간을 말없이 간직하고 있는 명량, 벽파진, 우수영 옛터를 찾아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전술, 그리고 장군의 우국충정과 부하사랑의 숨결을 느끼고 왔다.


 "파도는 영웅의 한을 풀지 못하고 부질없이 역사에만 큰 공로 적혔네

  오늘에 참 대장부 몇몇이더뇨... 슬프다 충의의 이(순신) 장군이여!"

--서울 세종로 충무공 동상비에서

"열 두척 남은 배를 걷우어 거느리고 벽파진 찾아들어 바닷목을 지키실제
그 심정 아는 이 없어 눈물 혼자 지우시다. 삼백척 적의 배들 산같이 깔렸더니 울도목 센 물결에 거품같이 다 꺼지고 북소리 울리는 속에 저 님 혼자 우뜩 서 계시다. 거룩한 님의 은공이 어디다 비기오리. 피흘린 의사 혼백 어느 적에 살아지리. 이 바다 지나는 이들 이마 숙이옵소서."

--벽파진 전첩비에서/노산 이은상(1956.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