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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대한 실험 7분’의 의미

일산테스 2019. 12. 18. 05:03

북한의 중대한 실험 7의 의미

이택호(육사 명예교수)

   북한은 지난 1214일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1322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실험이 또다시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북한의 총참모장 박정천은 이번 실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위한 엔진 성능 실험임을 암시하면서 "미국의 핵 위협을 견제·제압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매일경제 MBN2019. 12. 16 사설 참조)

  12132241분부터 48분까지 7분의 '중대한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며 왜 이것이 문제인가?

  한반도의 남쪽 정부가 평화의 환상을 노래하고 꿈꾸는 동안 북한은 수없이 많은 탄도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방사포의 발사 실험을 통하여 놀라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 탄도미사일 추진체 연료의 고체화, 공격 탄두의 회피 기동화, SLBM 중거리 미사일 탑재로 타격 목표 국가의 연안까지 잠행할 수 있는 공격력 확보, 발사시간 간격의 최소화(30초까지 단축) 등 이제 미국도 그 실체적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7분간(420)의 발사 엔진 연소시간의 연장이다. 소위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실험에서 2016년의 200초보다 무려 2배 이상으로 그 성능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3년 전에는 200초의 연소시간으로 '80tf'를 얻었다고 자랑했다. '80tf'80톤의 무게를 대기권 밖으로 밀어 올리는 힘을 말한다. 북한의 위성 발사 엔진은 그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엔진이며 이로써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이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북한은 2019년 연말까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압박을 풀지 않으면 북한의 셈법을 바꾸어 새로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국에 안겨주게 될 것이며, 세상은 그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우리는 북한의 허풍이나 호언장담이라 과소평가해서는 아니 된다. 만일 북한이 7분의 효과까지의 놀라운 성과로 수소폭탄이나 EMP탄을 사용하여 공격한다면, '천하무적(second to none)'이라는 미국의 자존심도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다. 유비무환의 기본 정신은 1%의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북 간 핵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핵 폐기 후 제재 완화' 카드와 북한의 '제재 완화 후 핵 폐기' 카드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각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마치 철길 위로 기차가 서로를 향해 역주행하여 발생하는 것 같은 대참사가 예견된다. 그 시한이 올해 연말이라고 북한이 못 박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3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외교협회가 주최한 강연에서 북한을 이란과 더불어 미국을 위협하는 '불량 국가'라고 지칭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유럽에 가서 북한의 적대 행위에 대해 "원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북한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으로 그의 정치적 반대자와 주류 언론의 입을 통하여 그의 본심인 '플랜 B' 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소위 적의 손으로 적을 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의 구사인 셈이다.

  전운이 감돌고 일촉즉발의 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하려 한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위기 불감증의 위기'를 치료해야 한다. 더 넓고 깊게,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철학과 현실<성숙불씨> 662(2019.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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