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시

무인기 사태와 음모론(성숙불씨374)

일산테스 2014. 4. 14. 16:53

 

성숙의 불씨
 374호 2014. 4. 15
‘성숙의 불씨’는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에서
주 1회(화)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무인기 사태와 음모론  

  

   북한은 그동안 파주, 백령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UMV) 사건과 관련해 소위 '모략소동'이나 '정체불명의 무인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전면 부인하지는 않는 모호한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조사 동향을 주시하다가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임을 입증할 소위 '스모킹 건'이 발표되지 않자 발 빼기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4일 발표한 '진상공개장'에서 무인기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화답하는 음모설은 합리적 의심이란 논리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음모설의 단골 메뉴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시기의 의혹이다. 6.4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6개월 전의 삼척 무인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를 묻는다. 어떤 사건이나 문제의 논점 흐리기 수법이다. 그러나 삼척 무인기는 6개월 전 심마니가 발견하고 최근에야 신고해서 알려진 것이다.

음모설의 두 번째 증거인 기용 날자는 북한식 표현이지만 서체가 한글서체이기 때문에 북한의 무인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19681.21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사건도 그들이 입고 온 전투복이 국군복장이었기 때문에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무인기를 제작 운용한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심리전과 사이버전의 예상된 결과와 추이까지도 정확하게 계산하여 비대칭전략을 구사했다. 우리의 표준어와 사투리, 우리의 서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상대를 속이고 뒤집어씌우기로 일관하는 모략전의 기초와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은 북의 선전선동에 넘어가기 쉽다.  

음모설의 세 번째 논거는 장난감 수준인 이 무인기가 왕복 270km를 날아가야 하는데 그러면 5kg의 가솔린 연료를 탑재해야 하는데, 12kg짜리 무인기가 5kg의 연료를 장착하면 뜰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는 3.4연료 완충 시 동체 중량은 15.1로 추정되며, 엔진 제조사에서 제시한 연비(시간당 1.2)와 사진판독을 통해 분석된 비행속도(100~120Km/h)를 고려하면 백령도 소형무인기의 항속거리는 250300km로 분석됐다고 반박했다.

미국의 에어로손데(Aerosonde)’사가 제작한 무인기는 199882126시간 45분간 3270km를 비행해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는데 이 무인기의 재원은 날개 2.9m, 무게 13kg, 연료통 5.7이었으며, 충남대학교 전기공학과 무인항공기팀이 제작한 무인기는 4시간 35450km를 날아 독도 왕복비행을 실시했는데 날개폭 2.9m, 무게 11.2kg, 연료통 8이었던 경우를 보면 연료통과 엔진 중량은 무인기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운용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음모설의 제1차 책임자는 군 당국이라고 본다. 20121월과 20133월에 김정은이 군부대를 방문하는 가운데 무인비행기 시범을 보고 내린 특별지시 내용이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최첨단장비 구입에만 전력하고 재래식 무기와 비대칭전력을 혼용하는 그들의 전략을 간과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1%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하는 안보책임의 결여는 무사안일주의와 규제일변도의 관료주의에 길들여진 군전문직업주의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음모론의 합리적 의심은 북한의 대남심리전과 모략전의 성공적인 작품이다. 무인기가 조잡하다든지 촬영한 사진의 해상도가 구글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논거는 무인기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소리이다. 북이 노리려는 것은 남남갈등의 극대화이다. 임진왜란 직전의 동인과 서인의 상충하는 정세판단과 6.25직전 좌우분열 및 이념대립이 재연되고 있다. 김정은이 공언한 ‘2015년 통일대전1년 남겨둔 시점이다. 우리 모두 진영의 잠꼬대에서 깨어나야 한다.

 

 

 글쓴이 / 이택호

 

  ·육군사관학교 명예교수       

  ·(사)평화통일국민포럼 이사/홍보위원장

  ·(사)한국코칭연구원 이사/부원장

  ·철학문화연구소 계간『철학과 현실편집자문위원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성숙의 불씨'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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