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가 / 윤선도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빛이 좋다하나 검기를 자조 한다
바람 소리 맑다하나 그칠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위 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이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에 뿌리 곧은 줄을 글로 하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였는다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더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하니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 * * * * * * * * *
윤선도(1587~1671)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호
는 고산(孤山)이며 치열한 당쟁으로 일생을 거
의 벽지의 유배지에서 보냈으나 경사에 해박하
고 특히 시조에 뛰어났다.
아마 고산의 오우가는 모르는 이가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며 한번 읊어
보시라고 올린다.
<山中新曲>,<山中續新曲>,<漁夫四時詞>등 그의
작품이 남아 있으며 오우가는 산중신곡의 일부
로서 자연에 대한 작자의 애정과 관조를 아로새
긴 것이다.
전남 해남에 <녹우당>과 <고산 유물관>이 있고
보길도에도 그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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